위스키, 독주(毒酒)의 시대


글 : 나재호 KDB생명보험지부 지부장 (미디어위원)


독주(毒酒)의 시대 



전날 팀회식으로 아침부터 숙취에 시달리고 있는 나과장. 나과장은 전날 술자리를 회상하며 직장 동료들에게 한 마디 내뱉습니다. “어제 3차에 맥주를 안 마셨어야 했는데, 섞어서 마셨더니 머리가 너무 아프네요.” 아마 여러분들도 나과장과 같은 경험을 많이 해보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섞어서 마셨더니 숙취가 심하다’, ‘독주를 마셨더니 숙취가 덜하다’ 등 여러 설들이 존재하는데, 과연 과학적 근거가 있는 말일까요?


 우리가 마시는 술의 주재료는 알코올(Alcohol)입니다. 정확히는 에틸알코올(Ethyl Alcohol), 다른 말로는 에탄올(Ethanol)이라고 합니다. 에탄올을 물에 희석시키고 감미료를 넣은 것이 우리가 마시는 소주입니다. 상처를 소독할 때 쓰는 그 에탄올을 우리는 좋다고 마시는 거죠. 그럼 에탄올을 많이 마셔서 머리가 아픈 걸까요? 사실 숙취를 결정하는 건 알코올 함량이 아닌 체내 아세트알데히드 농도입니다. 술에 들어있는 아세트알데하이드(Acetaldehyde) 함량에 따라 숙취를 느끼는 정도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술은 크게 세가지로 분류합니다. 곡식과 과일을 발효시켜 만든 양조주, 발효된 술을 증류하여 만든 증류주, 그리고 주류를 섞어서 만드는 혼성주입니다.


       


양조주는 발효과정에서 당분이 에탄올로 변하면서 그 부산물로 아세트알데하이드 성분이 생성됩니다. 대표적인 양조주는 막걸리, 맥주, 와인 등이 있습니다. 이제 술 좀 드셔 본 조합원 분들께서는 ‘아~ 그래서 막걸리를 마시면, 혹은 3차에 맥주를 마시면 머리가 아팠구나’라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반면 증류주는 발효된 술을 끓이면서 메탄올과 아세트알데하이드 같은 안 좋은 성분을 모두 날려버립니다. 순수한 에탄올만 남게 되는 거죠. 그렇다 보니 숙취가 덜한 건 사실입니다. 앞서 언급했던 독주를 마셨더니 숙취가 덜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간에서 순수한 에탄올을 분해할 때도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생성되기 때문에 증류주를 마신다고 숙취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정리해보면 체내에서 아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만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생기는 증류주에 비해 양조주는 술 제조과정에서 추가로 아세트알데히드가 포함되기 때문에 더 심한 숙취를 느끼게 됩니다.



사진 : 발렌타인21

출처 : 페르노리카 코리아

사진 : 발렌타인21

출처 : 페르노리카 코리아

그럼 본격적으로 증류주(a.k.a. 독주)의 세계를 알아보겠습니다. 우리가 양주라고 부르는 증류주는 어떤 재료를 사용해 증류했는지에 따라 술의 종류가 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곡류로 만든 에탄올을 증류한 술은 위스키(Whisky), 과일로 만든 에탄올을 증류한 술은 브랜디(Brandy), 곡류나 과일을 포함해 발효가 되는 모든 재료로 만든 에탄올을 만들어 증류한 후 숯 필터에 거르는 것을 보드카(Vodka)라고 합니다. 그 밖에도 사탕수수가 주재료인 럼(Rum), 용설란으로 만든 테킬라(Tequila) 곡물에 향신료를 첨가하여 제조한 진(Gin) 등이 있습니다. 증류주를 소개하려면 내용이 너무 방대하니 이번엔 위스키에 대해서, 그 중에서도 위스키의 대표격인 스카치(Scotch)와 버번(Bourbon)에 한정 지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우리나라 면세점 판매 1위는 당당히 발렌타인(Ballantine's)이라는 스카치 위스키입니다. 위스키면 그냥 위스키지 스카치가 왜 붙었는지 궁금할 것입니다. 앞서 설명 드렸던 것처럼 위스키는 곡물을 발효시킨 에탄올을 증류시켜 만듭니다. 곡물 중에 보리를 주원료한 에탄올로 만든 위스키가 바로 스카치 위스키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맥주를 끓여서 만든 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코틀랜드가 주 산지이기 때문에 스카치라는 단어가 붙게 되었습니다.


스카치 위스키는 재료에 따라 몰트(Malt: 발아된 보리) 위스키와 그레인(Grain: 보리를 제외한 곡물) 위스키로 분류됩니다. 또한 한 곳에 증류소에서 나온 제품이냐 두 곳 이상의 증류소에서 나온 위스키를 섞은 제품이냐에 따라 싱글(Single)과 블렌디드(Blended)로 분류됩니다. 위스키의 숙성연도에 따라 위스키 이름 뒤에 붙는 숫자가 결정되는데, 블렌디드 위스키의 경우 혼합하려는 위스키 중 가장 낮은 연수를 기록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럼 이해를 돕기 위해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앞서 언급한 ‘발렌타인21년’은 여러 증류소에서 만든 위스키 원액들을 섞었고, 보리를 주원료로 한 위스키 원액과 보리 이외의 곡물을 주원료로 한 위스키 원액도 함께 사용하여 만든 블렌디드 위스키(Blended Whisky)입니다. 또한 모두 21년 이상 숙성된 위스키 원액만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21’이라는 숙성연수를 제품명에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위스키들은 대부분 블렌디드 위스키입니다. 발렌타인을 비롯해 조니워커(Johnnie Walker), 로얄샬루트(Royal Salute), 윈저(국내생산 위스키) 등이 있습니다. 싱글몰트에 비해 호불호가 적고 가격도 저렴하면서 대중성을 갖춘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전세계 위스키의 80%가 블렌디드 위스키입니다.

 

이와 달리 버번위스키는 옥수수를 주재료로 한 에탄올을 증류한 위스키입니다. 미국 켄터키 지방에서 탄생한 버번 위스키는 미국에서 제작해야만 버번이란 이름을 붙일 수 있습니다. 반드시 불에 태운 새 오크(Oak)통만을 사용해야 하고, 조미료와 색소 등 그 어떤 첨가물도 일절 넣지 않아야 합니다. 그렇다 보니 색깔도 짙은 갈색을 띄고, 오크통의 향을 간직한 카라멜 맛이 강합니다.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와일드 터키(Wild Turkey), 메이커스 마크 (Maker's Mark), 짐빔(Jim Beam), 버팔로 트레이스(Buffalo Trace) 등이 있습니다.

 

버번위스키 중에 테네시 지역에서 생산된 위스키를 테네시 위스키(Tennessee Whisky)라고 합니다. 제조방법은 버번위스키와 동일하나, 제조 후 숯으로 여과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대표적인 테네시 위스키로는 잭 다니엘스(Jack Daniel's)가 있습니다. 우리 나라 전국 어디에 가도 소주가 있듯, 미국 전역에서 가장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미국의 국민 술입니다.


여기까지 대표적인 위스키 두 종류를 알아봤습니다. 이제 구매해서 마시는 일만 남았는데, 구매하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동네 대형 마트에 가는 것입니다. 마트마다 시즌에 맞춰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데, 많게는 10~20% 할인하는 경우도 있으니 시기를 잘 맞춰 구매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명절에는 할인된 가격으로 전용잔과 함께 패키징된 위스키를 만나볼 수 있어 선물용 위스키를 구입하시기에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추천하는 대형마트는 코스트코와 이마트 트레이더스입니다. 종류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재고도 넉넉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음은 리쿼샵(Liquor Shop)에서 구매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는 와인앤모어나 가자주류와 같은 프랜차이즈 리쿼샵이 있으며, 최근에는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리쿼샵도 곳곳에 많이 생겼습니다. 프랜차이즈 리쿼샵은 재고 조달이 원활하고 희귀템들이 많고, 개인 리쿼샵의 경우 온누리 상품권이나 지역화폐가 사용가능한 곳이 있어 추가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가장 대중적인 어플리케이션으로는 ‘데일리샷’과 ‘달리’가 있는데, 이들의 장점은 리쿼샵별 위스키 금액 확인이 가능하고, 공동구매를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 가능하며, 거주지와 가까운 수령장소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만약 구매하려는 위스키를 정했다면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입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주류세가 매우 비싼 편이기 때문에 해외에서 구매하거나 면세를 이용하는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합니다.



구매까지 했으니 이제는 마시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그냥 마시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스키를 잔에 따라 바로 마시게 되면 강한 알코올로 인해 후각이 일시적으로 마비되거나 갑자기 기침을 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어느 정도 알코올을 날리고 위스키 본연의 맛을 느끼기 위해 에어링(Airing)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에어링을 하는 방법은 와인 음용할 때와 같은 방법으로 스월링(Swirling)을 하는 것입니다. 와인의 스월링이 와인을 산소와 접촉시키는 것이 목적인 반면, 위스키의 스월링은 알코올 성분을 날리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럼 위스키를 마셔보겠습니다. 방법은 먼저 코로 향을 맡고(Nose), 혀로 맛을 느낀 후(Palate) 목넘김 뒤에 올라오는 잔향을 느끼는 것(Finish)입니다. 위스키는 흔히들 향으로 마시는 술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아로마 향과 피니쉬 향이 매력적이기 때문인데, 그 향을 잘 느끼기 위해서는 전용 잔인 노징 글라스(Nosing Glass)를 사용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니트(Neat : 위스키 본연의 맛을 즐기기 위해 위스키 외에 아무 재료도 첨가하지 않고 마시는 방법)로 마실 때 스트레이트(Straight)잔 혹은 샷(Shot)잔으로 마시는데, 그렇게 해서는 온전한 위스키의 향을 느낄 수 없습니다. 노징 글라스가 없다면 볼록한 와인잔에 마셔도 무방합니다. 그리고 너무 독해서 그냥은 마실 수 없는 분들께는 온더락(On The Rock)잔에 따라 얼음과 함께 마실 것을, 더욱 풍부한 향을 음미하시고 싶은 분들께는 물을 두세방울 떨어뜨려 마시는 워터드롭(Waterdrop) 방식을 추천 드립니다.

어떤 위스키를 마셔야 하나 고민하시는 분들께 작은 팁을 드리겠습니다. 술은 기호식품이기 때문에 가격보다는 내 입맛에 맞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무작정 유명한 위스키를 구매하는 것 보다는 위스키바에 가서 니트로 몇 잔 마셔 보고 입맛에 맞는 위스키를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스카치 위스키를 구매하실 때 싱글몰트 위스키보다는 블렌디드 위스키를, 비싼 위스키보다는 저렴한 위스키를 구매하셔서 내 입맛의 기준점을 잡기 바랍니다. 혹시 카라멜이나 바닐라 향을 좋아하거나 거친 느낌의 위스키를 원한다면 버번으로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스카치 위스키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달콤한 향을 느낄 수 있어 위스키를 시작하시는 분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홈술족들의 위스키 습격으로 일부 위스키의 품귀현상이 있었으나 지금은 재고가 많이 풀린 상황입니다. 여러분께서 위스키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거죠. 이제부터는 집에서 식사 중 반주가 하고 싶을 때, 개봉하면 끝장(?)을 봐야 하는 소주나 와인보다 오랫동안 상온에서 보존할 수 있어 부담 없이 한 잔씩 즐길 수 있는 위스키를 페어링(Pairing)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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